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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사이야기

일제강점기, 사라진 국보급 유물들은 어디로 갔을까?

by 역사어드벤쳐 2025. 6. 10.

한 나라의 문화유산은 그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산입니다. 그런데 우리의 근현대사에는 **강제 병합과 침탈의 어두운 시기**, 수많은 국보급 유물들이 사라지거나 해외로 반출되었습니다. 그 중심에는 **일제강점기(1910~1945)**라는 뼈아픈 시절이 존재합니다.

도대체 그 유물들은 왜, 어떻게 사라졌을까? 그리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, 우리가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을까? 이 글에서는 **일제강점기 당시 사라진 문화재의 경로와 그 뒷이야기**를 따라가 보겠습니다.

 

일제강점기 사라진 국보급 유물들은 어디로 갔을까?

 

1. 일제가 노린 것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었다

일제는 단순히 예술품을 탐냈던 것이 아닙니다. **문화재를 수집하고 약탈한 목적은 조선의 정체성을 말살하고, 자신들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전략**이었습니다.

이를 위해 일본은 조직적으로 **고적조사사업**을 벌였습니다. 1916년부터 시작된 이 조사는 “보존”이라는 명목 아래 진행되었지만, 실질적으로는 **발굴과 수탈**을 위한 것이었습니다.

이러한 조사와 병행해 일본 학자, 수집가, 고관대작들은 값비싼 고려청자, 조선백자, 불상, 금속공예품 등을 일본으로 빼돌렸고, 이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일본 국립박물관이나 개인 소장품으로 존재합니다.

2. 사라진 국보급 유물, 어떤 것들이 있을까?

① 조선왕실의궤

‘의궤’는 조선 왕실의 국가 행사(혼례, 장례, 궁중연회 등)를 기록한 도서로, 정밀한 기록과 그림이 포함되어 있어 국보급 사료로 평가받습니다. 이 중 상당수는 **일본 도쿄대학교, 궁내청 등으로 반출**되었으며, 일부는 2011년 한일 협정 이후 반환되었으나 여전히 일부는 일본에 남아 있습니다.

② 고려청자와 조선백자

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대 도자기 예술품입니다. 일제강점기 동안 수천 점 이상의 청자·백자가 유출되었으며, 그중 상당수가 일본 개인 수집가의 손에 넘어갔습니다. 현재 도쿄 국립박물관과 교토, 오사카 미술관 등에 다수 소장되어 있습니다.

③ 불교 금동 불상과 탑 장식

경주, 부여, 익산 등 고대 불교 유적지에서는 금동불, 향로, 탑 장식 등이 집중적으로 약탈당했습니다. 특히 **익산 미륵사지 출토품과 경주 황룡사지 출토물 일부가 일본 궁내청 소장품**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.

④ 금속 공예품과 칠기, 고문서

왕실 관련 유물 중에서도 **금속 공예품(관장식, 의장), 전통 칠기류, 고문서와 족보** 등이 고가에 거래되며 유출되었습니다. 당시 일본의 상류층은 조선 문화를 ‘고풍스럽고 신비한 동양의 미학’으로 소비했으며, 일부는 해외까지 경매를 통해 흘러갔습니다.

3. 유물은 어떻게 반출되었나?

일제는 유물을 훔치는 데 있어 정교한 전략을 세웠습니다. 크게 **3가지 방식**으로 유물을 반출했습니다.

  • ① 공식적 발굴과 관리 명목의 수탈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중심이 되어 유적지 발굴을 진행하고, “보존”이란 명목으로 유물을 일본으로 이송.
  • ② 일본인 개인 및 고미술상에 의한 구매·약탈 경제적으로 어려운 조선인들로부터 헐값에 구입하거나 협박·사기 방식으로 유물을 수집.
  • ③ 일본 고위 인사 및 황족의 ‘선물’ 당시 조선 주둔 일본 관리들이 유물을 '헌상'하거나 일본 황실에 ‘증정’하며 반출됨.

대표적인 예로 **이토 히로부미와 미우라 고로**는 조선에서 귀중한 유물을 다수 반출했으며, 일부는 일본 메이지신궁이나 박물관으로 기증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.

4. 현재 유물은 어디에 있을까?

현재 사라진 유물 중 다수는 **일본 국립기관** 또는 **개인 소장가**, 그리고 **해외 경매 시장**에 흩어져 있습니다.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관들이 **한국 국보급 유물을 다수 소장**하고 있습니다.

  • 도쿄 국립박물관
  • 교토 국립박물관
  • 일본 궁내청 쇼소인
  • 도요 분카칸(동양문고박물관)
  • 메이지신궁

일본 외에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, 프랑스의 기메 동양박물관, 영국 대영박물관에도 조선 유물이 전시되고 있습니다. 이는 일제 강점기 이후에도 **해외 미술 시장을 통해 유물이 계속 유통되었음을 시사**합니다.

5. 우리가 되찾을 수 있을까?

한국 정부는 2000년대 이후 문화재 환수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. 2011년에는 조선왕실의궤 1차 반환이 성사되었고, 이후 개별 학술 교류와 박물관 간 협정을 통해 일부 유물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.

그러나 **법적으로 ‘불법 반출’임을 증명해야 하며**, 일본은 대부분의 유물에 대해 ‘합법적 거래’ 또는 ‘소유자의 자발적 기증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, **국민적 관심과 국제 여론**, 그리고 **문화재 전문 단체들의 지속적 압박**을 통해 반환 운동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, 국내에서도 **문화재 환수 운동에 대한 기록과 전시**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.

결론: 문화재는 곧 민족의 기억이다

사라진 유물은 단순한 고미술품이 아니라, **우리 조상들의 정신과 문화, 그리고 역사의 조각들**입니다. 일제강점기의 유물 약탈은 단순한 절도 행위를 넘어, **민족 말살의 상징적 수단**이었습니다.

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되찾는 데 그치지 않고, **사라진 유물의 가치를 기억하고, 그 의미를 다음 세대에 올바르게 전달하는 일**입니다. 그것이 진정한 문화의 회복이며, **역사를 바로 세우는 시작점**이 될 것입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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